2015. 3. 7. 16:12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4-11-0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다른 사람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 너의 길을 가라! -전 세계 3...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을 사던 날 저녁의 상황과 감성은, 개인적인 일기장에 묻어둔다.

 

이 책을 처음 본 것은 동료의 책상에서였다. 왠지 모르게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오래 지나지 않아 읽게 되었다.

 

예전에 소설을 읽을 때는, 그저 재미있는 줄거리에 끌려 읽었다. 요즘 소설을 읽으면,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에 나도 모르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고 그러면서 읽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때로는 내가 겪었던 비슷한 감정을 다시 한 번 느껴보기도 하고, 등장인물의 처사를 비난하거나 옹호하기도 하고, 가끔 가슴 속 깊이에서만 맴돌고 결코 꺼내보지는 않았던 내면의 혼잣말을 직시하기도 한다.  

 

주인공인 한나는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다. 현실이 안정적이고, 비교적 가진 것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대로도 그닥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변화나 도전을 과감히 환영하기보다는, 재미는 없지만 변화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을 더 가치 있게 여겼던 것 같다. 그래서 파리로 교환학생 갈 기회를 잡아채지도 않았고, 대학 1학년 때 만난 남자와 결혼했고, 일탈에의 욕구가 생길 때마다 이런저런 변명들과 합리화로 일탈을 예방했다.

 

안정적으로 삶을 살았다고 해서, 그리고 한나가 마음속으로 일탈을 꿈꾸기도 했다고 해서 한나가 불행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정말 불행해서 못참겠으면, 변화가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었다면 한나같은 선택을 했더라도 이내 곧 본능이 이끄는대로 일탈/변화를 시도했을테니까. 한나는 일탈을 꿈꾸기는 했지만, 일탈을 정말 원한 것은 아니었던거다.

 

결국 인간은 어떻게 살아도 후회하고, 어떻게 살아도 다르게 살았더라면 어땠을지 궁금해하고,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품고 살아가기 마련인가보다. 내 삶을 돌이켜봐도 한나와 비슷한 결정들이 몇 개 있었던 것 같다. 결코 후회하지는 않지만, 다르게 했다면 어땠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선택이라든지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은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한나는 결국 모든 사건과 일이 끝난 후,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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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ations

 

"구하면 얻으리라"

한 시간 거리에 이탈리아 식품점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게 부끄러웠다. 요즘 루이스턴 너머로 가본 적이 없다는 게 부끄러운 건 아니었다. 내가 아무것도 구하려 하지 않은 게 부끄러웠다.

 

"마음먹기에 따라 지옥도 천국이 될 수 있고, 천국도 지옥이 될 수 있어"

 

"너에게는 비밀이 생겼고, 지금은 그 비밀이 대단히 끔찍하게 느껴지겠지. 그렇지만 조만간 그 비밀은 네 마음속에서 자그마한 방으로 변할 거야. 오직 너만이 알고 있고, 너만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방 말이야. 내가 감히 장담하지만 넌 곧 그 방을 아예 찾지 않게 될 거야. 너에게 그다지 중요한 방으로 보이지 않게 될 테니까. 너와 나를 제외하고 그 비밀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사람도 없으니까. "

 

"내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후회되는 게 뭔지 아니? 내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만들지 않았다는 거야. "

 

내가 지나치게 애걸한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오히려 애걸이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Posted by 리틀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