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20. 19:30


어릴 때 앞니가 부러진 적이 있다.
그 이가 속에서 다시 부러져서 대 공사를 하고 왔다.

아픈 것은 둘째치고, 앞으로 두 달 동안 앞니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ㅠㅠ
평소에 앞니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못 쓰게 되고 나니 앞니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아무것도 못먹어서 몰랑몰랑 씹을 수 있는 음식만 먹고 있다.


1. 정상식 1탄 아지후라이 (전갱이튀김)



​우리엄마 요리솜씨는 정말 세계 최고인 것 같다. 전갱이 튀김, 두부조림, 계란말이(?), 메생이국, 검정콩밥.

고독한 미식가에서 보고 바로 메뉴 고고함.

전부 다 너무 맛있어서 이성을 잃고 폭풍 먹방을 하고 정신차려보니 배가 터지려고 했다.

너무 많이 먹으면 졸릴 때가 있는데.. 먹고 나니까 진짜 위에서 열일하는게 느껴지면서 잠이 솔솔 왔다 ㅎ



2. 재원언니가 사준 비싼 짬밥



​이곳은 백화점 지하에 있는 곳인데, 시스템이 짬밥 시스템이고 가격이 비싸서 비싼 짬밥으로 부르고 있다.

메인 메뉴와 샐러드 중에서 일부 메뉴를 고르는 것이다. 물렁물렁한 식품 위주로 알갱이 작은 것들 위주로 골라서 먹었다.

이때쯤부터 앞니 핑계로 더 잘 먹기 시작했다. ㄷ ㄷ ㄷ ㄷ ㄷ ㄷ



3. 고기섭취 시작


​고기는 심리적으로 먹기 힘들 것 같다는 장벽을 느끼고 있었는데, 고기도 정복하게 되었다. (수술하고 이틀만에)

나란 아이 식욕이란........

샤브샤브고기, 두부조림, 꼬막...ㅋ
콩밥에 든 콩 원래 안먹는데, 왠지 이와 잇몸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열심히 먹었다..ㅋ



4. 장어 보양식


학교 선배와 밥 먹기로 한 날, 앞니를 핑계로 다른 약속들처럼 취소하고 싶엇지만 왠지 취소하기 어려운 약속이었다.

춥고 짜증나고 아프고 힘들고 억울하고(왠지 모름 그냥 억울) 그랬는데,,,

나고야식 장어덮밥에 눈녹듯 사라지고 기분 좋은 감정만 남게됨..ㅋㅋㅋ식욕의 노예인가.




이번주 앞니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이번주 고생한 소감은

있을 때 아끼고 잘 하자...
당연한 것이 더 소중할 수도 있다 ㅠㅠ



그리고 감사한 것.

좋은 병원에서 좋은 선생님께서 이쁘게 잘 치료해주시고 있다는 거!!!!!
포근하고 몰랑한 집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거!!
이 부러지자마자 연차 쓸 수 있는 회사에 다닌다는거!!!!

감사합니다 내인생.


Posted by 리틀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