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24. 22:12

 


프리 라이터스 다이어리

Freedom Writers 
9.3
감독
리차드 라그라브네스
출연
힐러리 스웽크, 패트릭 뎀시, 스콧 글렌, 이멜다 스턴톤, 에이프릴 L. 헤르난데스
정보
드라마 | 독일, 미국 | 122 분 | -
글쓴이 평점  

 

정말 오랜만에 본 영화다. 2시간이나 짬을 내기 힘들기도 했고, 짬이 나도 쉬기 바빴다.

 

그 유명한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이 영화도 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통상적으로 문제아라고 일컬어지는 아이들이 모여있는 203호에, 에린 그루웰이라는 신입 교사가 가게 된다. 인종차별, 가정폭력, 사회부조리 등을 몸소 체험하고 눈으로 보고 겪으며 자란 아이들에게, 이 신입 교사는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는 'crazy english teacher'였다. 냉담한 아이들의 반응에, 에린 그루웰은 그저, 묵묵히 가르친다. 묵묵히 가르치다가, 깨닫는다. 문법, 읽기 따위는 아이들에게 아무 소용도, 필요도, 효과도 없음을.

 

사실 아이들이 필요로 했던 것은 어떤 믿음이었던 것 같다. 자신의 삶이 주변과 같이 그저 망가진 삶으로만 여겼던 아이들은, 당연히 자신도 실패한 인생을 살거라고 생각했을거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믿지 않았고, 사람들도 자신들을 믿어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에린 그루웰 선생이 처음으로 그들을 믿어준 것이다. 진심으로 다가가는데에 그치지 않고, 203호 아이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주었다.

 

"믿어주기"란 참 글로는 쉽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마약과 총을 아무렇지 않게 접하고 사용하는 시끄럽고 싸움꾼인 아이들이고, 사실 무서울 것 같다. 하지만 그들에게 자비로 책을 사주고, 그것도 좋아할만한 책으로 직접 골라 사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주고, 진심으로 믿어주고, "옳은 일"이 어떤 것인지 몸소 느끼게 해주는 선생님은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고, 이런 방법을 동원하면서 가르칠정도로 자신들을 믿어준 사람들도 아마 선생님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선생님의 믿음에 아이들도 스스로를 믿게 되고, 그렇게 점점 믿음이 퍼져나가 학생들은 졸업을하고, 대학에 가고, 재단을 설립한다.

 

가슴이 먹먹하고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믿음"이 가진 힘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Posted by 리틀제이